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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박수근전] 남친 불란서행 D-day / 혼자 서울 나들이 / 덕수궁 현대미술관 전시 관람

by 빕비빅 2021. 12. 17.

 

2021.11.30

남자친구 불란서로 돌아간 날

전에는 잠을 잘 잤던 것 같은데, 생각도 많고 영 잠이 안와서... 1시 반쯤 잠들었다가 5시에 깨버리고는

남자친구가 비행기에서 읽을 편지를 쓰고, 집 가면 언제 또 번거롭게 목욕을 하겠나 싶어서 (+ 욕실이 맘에 들어서ㅎㅎ)

아침 목욕 겸 명상을 조금 하고는 인천공항으로 배웅길을 떠났다. 

오미크론과 그 이후 변종 바이러스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다음 만남이 또 갈리겠지.. 이르면 초여름, 계속 코로나가 심하다면 저번처럼 1년 이상이 될 수도 있는 걸 서로 너무 잘 알기에 씁쓸하게 얼마가 걸릴 진 모르지만 그동안 각자 따로, 또 같이 잘 살고 있기로 응원하면서 이번 여행을 잘 맺었다. (심지어 공항에서 울지도 않았음 둘 다 ! 이젠 씩씩해 씩씩해)

 

아무래도 평일이라 호텔 체크아웃(14:00)을 적용해줘서, 나는 남자친구를 보내주고 돌아와서 점심 먹고

생각 정리 겸 서울 나들이를 했다. 

사실 덕수궁은 계획에 없었는데, 체크인할 때 호텔 그레이스리서울 가을 이벤트로 투숙객들에게 무료 티켓을 나눠줘서 가 봤다. 덕수궁을 안 가본 건 아니지만 안에 국립현대미술관을 늘 시간이 안 맞아서 못 갔어서, 또 호텔이랑 도보 5분 거리? 엄청 가깝기도 했고.

(공짜 좋아하면서 갔는데 생각해보니 만 24세 이하라서 원래 무료였음;;)

 

 

 

마음의 안정이 오는 기와 + 단청 + 창문 + 벽돌 정렬... ㅋㅋㅋㅋㅋㅋ

비가 오다 말다 흐려서 단청 색감 살려서 보정했는데 숨길 수 없는 흐린 하늘...

최신 폰은 필요없는데 점점 사진 찍을 때마다 카메라가 갖고 싶어진다. (또 사면 무거워서, 까먹고 안 들고 다니겠지)

 

까치 종종걸음이 너무 귀여웠음 뚱땅뚱땅

2층 목조건물, 석어당이다. 예전에 2층에 올라가서 볼 수 있게 하는 특별관람? 같은 것도 진행했던 것 같은데 아쉽게도 지금은 들어갈 수 없다. 궁 안의 건물임에도 단청을 쓰지 않아서, 덕수궁 안을 둘러보면 오히려 한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왔다. 

 

선조임금이 승하한 유서깊은 건물, 덕수궁 석어당(德壽宮 昔御堂)

선조임금이 승하한 유서깊은 건물, 덕수궁 석어당(德壽宮 昔御堂) 덕수궁의 중화전 뒤 동북쪽 방향에 있는 1층은 정면 8칸, 측면 3칸, 2층은 정면 6칸, 측면 1칸의 굴도리집 목조 건물이다. 임진

blog.daum.net

석조전이다. 잠깐 내가 유럽에 와 있는 듯한 착각...! 

근대화 이후 대한제국의 위용을 보여주기 위해 서양식 황궁을 지은 거라 주변 전통양식에 대조돼 약간 이질적이면서도 그 나름의 멋이 있었다. 

덕수궁 주요 전각에 대한 추가 정보는 문화재청 덕수궁 홈페이지 '덕수궁 이야기'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화재청 덕수궁

 

www.deoksugung.go.kr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은(사실 대부분의 전시관람은)

코로나 이후 사전예약을 필수로 받고 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전시관람 예약을 하면 된다. 당일 몇 시간 전 예약도 가능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관람 예약

 

www.kguide.kr

사실 남자친구를 보내주고 반쯤 넋 나감 + 생각은 많고 복잡함 + 기분 전환 겸 무작정 나서는? 그런 나들이라

일부러 무슨 전시가 있는지 확인 안하고 갔다가 여기서 깜짝 놀랐다. 전시관이 크지 않은 만큼 별 기대를 솔직히 안하고 갔는데

한국 미술 거장 중 한 명인 박수근의 특별 전시(지금껏 한 박수근 전시 중 가장 크다고 한다.)를 만나게 되어서 소소하게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신박해서 찍은 우산보관함. 전시 관람에 불편하지 않게 우산을 맡기고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고, 비 오는 날 실내 들어설 때마다 낭비되는   우산비닐을 안쓴다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수용 인원이 많지 않은 곳에서는 이런 걸 사용하는 것도 참 좋은 듯! 

11.11부터 2022년 3.1까지. 우리도 봄을 기다리는 동안 전시가 같이 이루어진다. 

 

 

첫 전시관은 박수근의 습작, 모작, 스크랩북부터 보여준다. 

잡지와 신문을 찾아 하나하나 오려 붙이고 정리한 스크랩북

피카소의 작품을 많이 모사했던 것 같다.

배운 미술 용어들을 하나하나 꾹꾹 눌러 적은 기록들. 

아니... 독학러라고 해서 너무 놀랐다. 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묵묵히 지속해나간다면, 스스로를 한계 짓지 않는다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고...!

정말 진심이 담긴 고백이라는 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감동해서 찍었다. 자기 확신이 가득찬,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 않아도 마음은, 정신은 진정으로 풍요롭고 단단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백 아닐까??

박수근 작가 특유의 두꺼운 유화 질감이 참 잘 드러나서 찍어둔 작품

비록 독학이었지만,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미술을 공부해왔다는 흔적이 느껴지는 미술잡지 콜렉션.

생계를 위한 작품활동도 꾸준히 꾸준히,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나무가 벌거벗고 있어 쓸쓸하고 어딘가 서글프게 느껴지면서도 단단함이 느껴진다. 항상 밑둥은 단단하고 안정적인 구도인 것 같다. 전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조상들의 모습이랑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조기라니... ㄹㅇ한국적

유화 나는 대충(..) 쓱쓱 바르는 것밖에 안해봤는데, 이런 질감이 너무 신기해서 미술학과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정말 물감을 쌓고 쌓고 또 쌓아서 질감을 만들어낸다고 했다. 정말 신기한 세계...

나목과 함께 제일 유명한 작품.

아니 조명 때문에 글자 이렇게 두 겹씩 나올 줄 몰랐구요... 대충 찍지 말고 정면에서 찍을걸.

 

 


여기서부터 2층 전시관(3, 4 전시실)이다.

제3전시실 한 켠에는 박수근 작가 관련 책들을 읽어볼 수 있도록 의자와 함께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11월 말인데 아직 단풍이 하나도 안 떨어지고 그대로

남자친구 다시 프랑스로 보내고 조금 울적-쓸쓸한 마음이 들었는데, 전시를 관람하고 돌아오는 길은 다시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차올라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주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이라 조금 좋기도 했다ㅎㅎ) 엄마는 나보고 인천공항까지 갔다왔다 헤어지고 혼자 여행도 다니고 체력도 좋고 성격도 독한년이라고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장거리연애는 결코 좋은 게 아니지만, 익숙해져가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떨어져있음에도 점점 씩씩하게 각자 삶을 잘 채워나가는 우리가 난 좋다... 

시간이 지나서 나중에 진짜 같이 있게 되면 그때는 한층 더 성숙하고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을테니까! 그렇게 믿는다 암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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